대세로 떠오른 중고 거래…리세일·리셀 트렌드 어디까지①



상품을 재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리세일·리셀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플랫폼을 활용한 중고물품 거래, 이른바 ‘리세일 (Resale)’은 이미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의 중고의류 거래 업체 스레드업(ThredUp)의 2021년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세일 시장은 올해 360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이 되면 두 배를 넘는 770억 달러(약 109조 원)에 이르리란 진단이다.

명품의 한정판 등 물품을 사서 비싼 값에 되파는 ‘리셀(Resell)’ 또한 리세일의 한 유형으로서 최근 각광받는 트렌드다.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성장한 전 세계 스니커즈(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만 2019년 2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세배에 이르는 60억 달러(약 8조 5천억 원)로 증가하리란 전망이다.

이 같은 유통 트렌드의 변화는 기후위기에의 대응 필요성, 그리고 소비 자체보다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MZ세대의 특성에 기인한다. 물론 그 같은 수요 변화를 예민하게 파악하고 사업화로 이끌었던 스타트업들의 혁신적인 도전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그 변화를 선도해온 국내외 리세일·리셀 스타트업들의 면면과 시장 상황 등을 짚어본다.

미국의 스레드업(ThredUp)은 리세일 트렌드를 주도한 1세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창업자 제임스 라인하르트는 중고 의류 판매가 거절당한 경험을 토대로 2009년 스레드업을 창업했다. 초기엔 남성복 거래와 중개 방식에 집중했으나 여성복과 아동복으로 품목을 늘리고 거래 간소화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성장을 거듭해 나갔다.

스레드의 초기 사업 모델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여 배송에 집중하는 ‘P2P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엔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판매자 입장에서 사진 찍기와 설명글 게시, 포장과 배송 등 번거로움이 컸고, 배송 사기와 품질, 그리고 가격 책정의 어려움 등이 분쟁으로 번지기 일쑤였던 것.

스레드업은 판매 위탁대행 서비스로 피봇(사업 전환)하여 판매자 부담을 줄였다. 판매자는 스레드업이 보내준 봉투에 판매할 의류를 담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스레드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수거 의류의 품질점검과 가격 책정 등을 표준화했다. 판매된 옷에 대해선 수수료를 제하고 판매자에게 현금 또는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스레드업은 중고 의류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헌 옷을 구매하면 식수와 에너지 절약, 배기가스 감축 등의 효과가 있다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치 소비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의 구매 변화를 이끌었다. 스레드업 리세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중고 의류 구매 의사는 2016년 45%에서 2020년 86%로 늘었다.

스레드업이 시장 개척에 기여했다면 이후 중고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으로는 최근 네이버 인수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포쉬마크(Poshmark)와 디팝(Depop), 명품 거래로 특화 한 더리얼리얼 (The RealReal) 등이 꼽힌다.

포쉬마크는 특히 당근마켓과 같이 지역 단위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로서 기능하며 젊은 MZ세대의 참여 비중이 높은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포쉬마크는 ‘포쉬파티(Posh Party)’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포쉬파티는 이용자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 교류하면서 중고 의류 등을 거래하는 장이다. 각각의 파티에 걸린 조건은 넓게는 남성 패션에서 좁게는 특정 브랜드를 지정하는 등 다양하며, 각자의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참여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다.

2011년 이탈리아에서 창업한 디팝(Depop)은 주요한 리세일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가장 젊은 2세대 이용자들이 많다는 특징을 보인다.

애초 잡지에 실린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SNS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판매 기능을 얹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현재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50여 개국 3천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 가운데 90%가 26세 이하다. 지난해 6월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미국의 엣시(Etsy)가 이를 인수했다.

시장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수익성 개선 및 다변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스레드업은 중고 물품 중개의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브랜드 의류업체가 활용 가능한 RaaS(Resale-as-a-Service)로 특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청바지 브랜드 메이드웰이 스레드업과 협업을 통해 중고 청바지 유통이 가능한 매장을 운영하는 등 현재 스레드업과 협업하는 브랜드는 20여 개를 넘는다.

스레드업이 직접 상품을 수거하여 판매하는 것과 달리 포쉬마크는 판매자-구매자 중개와 이들 간의 커뮤니티 구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용자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하는 포쉬마크 입장에서 볼 때 네이버가 이를 인수하게 되면서 검색 기능 개선과 커뮤니티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명품 등의 한정판을 되팔아 수익을 내는 리셀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2015년 미국에서 창업한 스탁엑스(StockX)는 중고 운동화를 사고파는 플랫폼으로, 2019년 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유니콘으로 등극하는 성공을 거뒀다. 주식시장의 시스템을 적용, 중고상품의 매수가, 매도가를 시장에서 형성되도록 하고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 도입이 성공의 비결이 됐다.

일본에서는 중고 운동화 거래 플랫폼인 스니커덩크가 경쟁사인 모노카부를 인수하는 등 시장점유율 80%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도 더우(得物, Dewu)가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리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등록 회원 수가 1억 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6월 기준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상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리세일리셀 스타트업들이 발전해 온 면면을 살펴보았다.

높은 성장성과 시장 확대의 성취를 달성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익성 개선 등 더 많은 도전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