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풀이'란 무엇인가?
우리 조상들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신랑의 사주팔자를 종이에 적어 신부집으로 보냈는데 이를 ‘사주단자(四柱單子)’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결혼 전에 연애를 하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에, 대부분 중매를 통해 결혼을 했습니다. 남자 집안에서는 중매쟁이를 통해 여자의 사주를 미리 받아 궁합을 보고, 궁합이 괜찮으면, 여자 집안에서 좋은 날을 택해 혼인 날짜를 잡으라는 의미로 신랑의 사주를 보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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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는 년주(年柱), 월주(月柱), 일주(日柱), 시주(時柱)라는 4개의 기둥, 8개의 글자로 되어 있습니다. 년주(年柱)는 하늘의 기운인 년간(年干)과 땅의 기운인 년지(年支)로 되어 있습니다. 년주(年柱)가 경자(庚子)라면 경(庚)은 년간(年干), 자(子)는 년지(年支)가 됩니다. 다른 기둥도 마찬가지로, 월주(月柱)는 월간(月干)과 월지(月支), 일주(日柱)는 일간(日干)과 일지(日支), 시주(時柱)는 시간(時干)과 시지(時支)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주팔자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사주팔자 8글자 중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일간(日干)입니다. 2020년 8월 2일(음력 6월 13일) 12시에 태어난 A라는 아이의 사주팔자 중 기준이 되는 것은 일주(日柱)인 정축(丁丑)에서 일간인 정(丁)입니다. 다시 말해 사주팔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나’이고 일간(日干)이 곧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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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에서는 일간인 나를 중심으로, 오행(五行)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원리를 통해 그 사람의 성격이나 가족관계, 대인관계, 사회적인 위치, 건강과 질병, 직업, 행(幸)과 불행(不幸) 등 다양한 것들을 추론합니다. 오행(五行)은 음과 양이 만나 빚어낸 우주 만물의 변화 원칙인데, 우주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다섯 걸음으로 끊임없이 변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5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生)이란 무엇일까요?
5행을 다시 살펴보면, 양의 발산력이 음의 응집력을 뚫고 나오는 것을 목(木)이라 하고, 양의 발산력이 사방으로 팽창하는 것을 '화(火)'라 하며, 음의 응집력이 양의 에너지를 모아 들이면서 다시 수축하기 시작하는 것을 '금(金)', 음의 응집력으로 양의 에너지가 고밀도로 수축되는 것을 '수(水), 그리고 목(木), 화(火), 금(金), 수(水)의 사이에서 변화를 중계하는 것을 ‘토(土)라고 했습니다.
오행(五行)은 하나 하나가 상징인데, 5행을 계절과 관련지어 살펴볼까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끝나면 겨울이 오고, 겨울 끝에 다시 봄이 오듯이 계절은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고,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간절기 또는 환절기가 있습니다. 이를 오행(五行)으로 풀이하면, 봄은 목(木)이고, 여름은 화(火), 가을은 금(金), 겨울은 수(水)이며, 간절기는 토(土)가 됩니다.
봄(木)은 여름(火)을 낳고(木生火), 간절기(土)를 거쳐(火生土), 가을(金)을 낳고(土生金), 가을(金)은 겨울(水)를 낳고(金生水), 겨울(水)은 다시 봄(木)을 낳으니(水生木) 이를 '상생(相生)'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수생목(水生木)이라 함은, 물이 있어야 나무가 생기거나 성장한다는 뜻도 있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는 자연의 순리를 말하는 것이고, 나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생(相生)은 자연의 질서를 따라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진행되는 것을 말하니, 만물이 발전하고, 평화롭고 안정된 상태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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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상극(相剋)은 ‘저 두 사람은 상극이라 만나기만 하면 싸운다’처럼 서로 마음이 서로 맞지 않아 항상 충돌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여 반목하고 대립하는 상태인 것이죠. 나무(木)는 흙(土)이 원하든 말든 흙에 뿌리를 박고 흙을 흩어지게 하고(木剋土), 흙(土)은 소양강 댐처럼 물(水)을 막고(土剋水), 물(水)은 불(火)를 끄고(水剋火), 불(火)은 금(金)을 녹이며(火剋金), 금(金)은 나무(木)를 자르는데(金剋木), 이런 관계를 '상극(相剋)'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관계를, 일간(日干)인 나를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에 대입한 것을 육신(六神), 또는 육친(六親)이라고 하는데, 총 10가지가 있어 10성(十星) 또는 10신(十神)이라고도 합니다. 원래 육친(六親)은 부모, 형제, 배우자, 자식(父, 母, 兄, 弟, 妻, 子)를 6가지를 말하는데, 사주팔자를 풀이할 때는 일간(日干)을 중심으로 살펴 본 나머지 글자(干支)들과의 관계를 말합니다. 하나 하나 살펴볼까요?
먼저,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또 다른 갑(甲)목이 있는 것처럼, 일간과 오행이 같고, 음양도 같은 것을 비견(比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을(乙)목이 있는 것처럼, 일간과 같은 오행인데 음양이 다른 것은 겁재(劫財)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비겁(比劫)이라고 합니다. 비겁은 나와 비슷한 위치의 사람들을 말하니, 형제나 자매, 동료, 경쟁자를 뜻합니다.
두 번째로,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병(丙)화가 있는 것처럼, 일간과 음양이 같고, 일간이 생(生)해 주는 것을 식신(食神)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정(丁)화가 있는 것처럼, 일간이 생(生)하는 오행인데 음양이 다른 것은 상관(傷官)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식상(食傷)이라고 합니다. 식상(食傷)은 내가 내놓는 것이니, 여자에게는 자식, 남자에게는 조모나 장모를 뜻합니다.
세 번째로,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무(戊)토가 있는 것처럼, 일간과 음양이 같고, 일간이 극(剋)하는 것을 편재(偏財)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기(己)토가 있는 것처럼, 일간이 극(剋)하는 오행인데 음양이 다른 것은 정재(正財)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재(財) 또는 재성(財星)이라고 합니다. 재(財)는 남녀 모두에게 재물이며, 남자에게는 아버지와 배우자, 여자에게는 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뜻합니다.
네 번째로,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경(庚)금이 있는 것처럼, 일간과 음양이 같은데, 일간을 극(剋)하는 것을 편관(偏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신(辛)금이 있는 것처럼, 일간을 극(剋)하는 오행인데 음양이 다른 것은 정관(正官)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관(官) 또는 관성(官星)이라고 합니다. 관(官)은 나를 극(剋)하는 것이니, 남자에게는 직장이나 자식, 여자에게는 남편이나 외간 남자나 남편의 형제를 뜻합니다.
다섯 번째로,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임(壬)수가 있는 것처럼, 일간과 음양이 같고, 일간을 생(生)해 주는 것을 편인(偏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간(日干)이 갑(甲)목인데 사주에 계(癸)수가 있는 것처럼, 일간을 생(生)해 주는 오행인데 음양이 다른 것은 정인(正印)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인성(印星)이라고 합니다. 인성(印星)은 나를 낳아주는 것이니, 남녀 모두에게 모친이나 계모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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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일간이 갑(甲)목이라고 상정하고 나머지 글자들과의 관계를 살펴보았지만, 일간이 을(乙), 병(丙), 정(丁)…계(癸)처럼 다르더라도 풀이하는 방식은 같습니다. 일간과 같은 오행이면 비겁(比劫), 일간이 생(生)하는 것은 식상(食傷), 일간이 극(剋)하는 것은 재(財), 일간을 극(剋)하는 것은 관성(官星), 일간을 생(生)해주는 것은 인성(印星)인 것이죠. 사실, 10성(十星)이 의미하는 바는 더욱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습니다.
사주풀이는 사주팔자 중 일간(日干)을 중심으로 나머지 글자들과의 관계를 풀이하는 것인데, 음양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 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공부를 할까요? 사람은 어떤 경우든 혼자서만 살아가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설령 1인 가구라 하더라도 어딘가에 가족이 있고, 직장에서, 사회에서 심지어 사이버상에서라도 사람을 만나며 살아갑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여, 다른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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