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大運)이란 무엇인가?

4년 전에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가 서초동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지방에 강의 가는 길에, 화분 하나 사들고 그 친구 사무실에 들러 생년월일을 물어보고, 올해는 운세가 좋지 않으니, 일단 얼굴만 알리는 정도로 하는 것이 좋고, 당선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4년 후가 좋으니 그 때 다시 출마하면 될거라고 했는데, 올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말했을까요? 사주도 사주지만 운의 흐름을 본 것입니다. 타고난 사주도 중요하지만, 운(運)의 흐름은 더욱 중요합니다.

내가 태어난 년월일시가 나의 '사주(四柱)'라면, 내가 가는 길은 '대운(大運)'이라고 합니다. 대운은 출생한 달을 기준으로 계절의 변화를 말합니다. 봄이 오면 나무마다 꽃이 피고,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 아래 만물이 성큼 자라나서, 가을이면 결실을 맺고, 겨울이면 낙엽을 다 떨궈내고 다시 봄을 맞을 준비를 하듯이, 인생에도 계절이 있으니 그것을 대운이라고 합니다. 출생하고 성장하여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쳐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는 과정, 즉, 인생의 라이프사이클이 대운인 것이죠.

출처: https://blog.naver.com/byk605 미운돈 연구소 | 블로그


사주는 나의 운명이 어떤지를 알려줍니다. 사주를 통해, 나는 어떤 그릇의 사람이고, 성격은 어떻고, 똑똑한지 어떤지, 사회적 관계는 어떤지, 부모, 형제는 어떻고, 배우자는 어떻고, 자식은 어떤지, 건강은 좋은지, 돈은 많이 벌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대운을 보면, 사주에 예정된 운명이 언제, 어느 시점에 찾아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초년 시절에 운이 좋게 흘러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인지, 청년기에는 좋은 배우자와 직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장년기에는 직업 운이 괜찮은지, 노년에는 건강하게 잘 살다가 언제쯤 돌아가실 것인지 등을 알 수 있는 것이죠.

사주가 자동차라면, 대운은 그 자동차가 가는 길입니다. 사주가 좋은 사람은 크고, 튼튼한 자동차와 같고, 사주가 나쁜 사람은 작고, 고장도 잦은 자동차와 같습니다. 대운은 그 자동차가 달리는 길인데, 예를 들어, 저 아래 순천에서 서울까지 자동차를 몰고 달린다고 생각해 봅시다. 대운이 잘 흘러주는 사람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아서, 인생이 매우 순탄하게 잘 흘러 가게 됩니다. 아무리 고속도로라고 해도 중간에 막히고 정체된 구간, 사고 난 구간이 없을 수 없지만, 그래도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대운이 덜 좋게 흐르는 사람은 국도를 탄 것과 같습니다. 고속도로가 왕복 3~4차선 도로라면 국도는 왕복 1~2차선 도로고, 노면도 고속도로만 못하고 길도 훨씬 멉니다. 고속도로가 목적지까지 한 방에 갈 수 있는 디지털 도로라면, 국도부터는 여기저기 거쳐서 가는 아날로그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명절 때 차가 많이 막힐 때는 고속도로 보다 빠를 때도 있어, 국도만 돼도 비교적 좋은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운의 흐름이 더 좋지 않은 사람은 시골길을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차가 아무리 좋아도 시골길은 좁고 위험합니다. 시골길로만 달린다면,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면 단위나, 군 단위 경계를 벗어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야말로 아날로그 인생이 되는 것이죠. 대운이 아주 나쁘게 흐르는 사람은 산길로, 산길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산길로만 순천에서 서울까지 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너무도 험한 행로가 될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산길에도 의외로 쉴 곳, 안전하고 따뜻한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다고 할 수 없고, 절벽이나 낭떠러지를 만나 서울에 도착도 하기 전에 여정이 일찍 끝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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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주가 별로라도 대운이 좋으면 편안한 인생,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대운이 나쁘면 고난과 불행이 많은 인생이 됩니다. 주변에 보면, 사람이 똑똑하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다녔는데도 항상 뭔가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직업도 별로인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날 보면 크게 성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주(四柱) 불여대운(不如大運)'이라고 합니다.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대운이 잘 흘러주는 것만 못하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사주 좋다고 자랑하지 말고, 대운 좋은 것을 자랑하라'는 옛사람들 말씀도 있습니다.

그럼, 대운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대운은 월주를 기준으로 적어나가면 됩니다. 대운을 뽑으려면 먼저, 출생년도(太歲)가 양(+)인지, 음(-)인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태어난 해의 천간이 갑(甲), 병(丙), 무(戊), 경(庚), 임(壬)이면 양이고, 을(乙), 정(丁), 기(己), 신(辛), 계(癸)면 음입니다. 두 번째로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야 합니다.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입니다. 세 번째로 순행(順行)과 역행(逆行)을 구분해야 합니다. 갑자(甲子), 을축(乙丑), 병인(丙寅)… 처럼 흐르는 것이 순행이고, 병인(丙寅), 을축(乙丑), 갑자(甲子)..처럼 흐르는 것은 역행인데, 출생년도가 양년(陽年)이면, 남자(陽男)는 순행하고, 여자는 역행하며, 출생년도가 음년(陰年)이면 남자는 역행하고, 여자는 순행합니다.

앞서 설명한 2020년 8월 2일(음력 6월 13일) 12시에 태어난 A라는 아이의 사주는 년주가 경자(庚子), 월주는 계미(癸未), 일주는 정축(丁丑), 그리고 시주는 병오(丙午)였습니다. 이 아이는 경자(경자)년의 경(庚)이 양이고, 이 아이가 남자라면 양이니까, 이 아이의 대운은 월주인 계미(癸未)로 부터 순행하여, 갑신(甲申), 을유(乙酉), 병술(丙戌), 정해(丁亥), 무자(戊子), 기축(己丑), 경인(庚寅), 신묘(辛卯), 임진(壬辰)이 됩니다. 만약 이 아이가 여자라면, 대운은 월주 계미(癸未)로 부터 역행하여 임오(壬午), 신사(辛巳), 경진(庚辰), 기묘(己卯), 무인(戊寅), 정축(丁丑), 병자(丙子), 을해(乙亥), 갑술(甲戌)이 됩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났으니 사주는 같아도, 이 아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 대운의 흐름이 다른 것이죠.

네 번째는 대운수를 뽑는 것인데, 대운수는 운이 바뀌는 시점이 언제인지를 말합니다. 대운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조금 복잡합니다. 양남(陽男) 음녀(陰女)의 순행대운은 생일부터 다음 절기까지, 음남(陰男) 양녀(陽女)의 역행대운은 생일에서 거꾸로 과거의 절기까지, 날짜 수와 시간을 센 후, 그것을 3으로 나눈 몫을 대운수로 삼는데, 나머지가 0이나 1이면 버리고, 2이면 몫에 1을 더해 대운수로 정합니다. 대운은 10년 단위로 바뀌는데, 2020년 8월 2일(음력 6월 13일) 12시에 태어난 A라는 남자 아이의 경우, 다음 절기인 입추(立秋, 8월 7일)까지 5일이고, 5÷3은 몫이 1이고, 나머지가 2이니 1을 더해 2가 됩니다. 이 아이의 대운은 2세, 12세, 22세, 32세, 42세, 52세, 62세, 72세, 82세..에서 바꾸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정하면 너무 복잡하니, 이 방식에 따라 미리 계산해 둔 숫자를 만세력에서 찾으면 쉽습니다. 만세력을 보면 일진(日辰) 밑에 숫자가 적혀 있는데, 위에 있는 숫자는 남자의 대운수고, 아래 있는 숫자는 여자의 대운수​ 입니다. 그리고 사주는 년월일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나가야 하는데, 남자의 사주는 건명(乾命), 여자의 사주는 곤명(坤命)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건(乾)은 하늘을 뜻하고, 곤(坤)은 땅을 뜻하니, 각각 남자와 여자를 상징합니다. 이렇게 해서 A라는 남자 아이의 사주와 대운, 그리고 대운수를 다 적으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byk605 미운돈 연구소 | 블로그


이제 사주를 풀이할 수 있는 기초 작업이 끝났습니다. 나머지는 해석하는 일입니다. 사주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풀이하는 사람마다 결과가 다른 것은 사주를 풀이하는 사람의 공부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철학관을 운영한다는 사람이 만세력도 볼 줄 몰라 사주도 뽑지 못하고, 대운을 적어보라고 하면 적지도 못하고, 그저 요즘 많이 나돌아 다니는 사주 어플에 의존하여 간신히 사주와 대운을 적고, 엉터리로 해석을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명리학 공부는 평생을 해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기초를 튼튼히 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